토니와 수잔 보통날

출판사 서평

“한 가지 말해주지. 네가 나에게 했던 그런 짓을 하고도
무사히 빠져나간 사람은 하나도 없어.”

비범하고도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소설 _이언 매큐언

강렬한 이야기를 예술적으로 풀어낸 걸작
무시무시한 통찰력과 전율이 흐르는 죄와 복수의 초상화 _『선데이 타임스』

2016 제73회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
「싱글맨」에 이은 톰 포드 감독의 신작,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의 원작 소설

매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는 원작 소설을 가장 잘 각색한 영화를 선정하여 그 원작에 ‘최우수 각색상(Award for the Best Literary Adaptation)’을 수여한다. 올해의 수상작으로는 오스틴 라이트의 『토니와 수잔』이 선정되었다. 이 작품은 2003년 영화 판권이 팔렸고,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2017년 1월, 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영화 「싱글맨」으로 성공적인 감독 데뷔를 치른 톰 포드의 두 번째 장편영화 「녹터널 애니멀스」로 제작되어 개봉하게 되었다. 패션 저널리스트 팀 블랭크스의 추천으로 『토니와 수잔』을 읽게 된 톰 포드 감독은 망설임 없이 이 작품을 영화화하기로 결정했다. 감독 스스로 ‘「싱글맨」보다 미학적으로 더욱 세련되고 훨씬 거대하며 더 야심 찬 프로젝트(『보그 코리아』)’라고 말할 정도로 자부심을 내비친 「녹터널 애니멀스」는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2016 제73회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작가, 문학평론가, 신시내티 대학 영문학과 교수로
문학에 일생을 바친 ‘오스틴 라이트’의 소설 국내 첫 출간

‘톰 포드가 선택한 소설’이라는 명성이 더해져 『토니와 수잔』은 다시 한 번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버티고 시리즈에 국내 최초로 오스틴 라이트의 작품을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 1922년 미국 뉴욕 주에서 태어난 오스틴 라이트는 1943년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1948년 시카고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1959년 동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신시내티 대학의 영문학과 교수로 40년간 재직하면서 2003년 사망하기 전까지 활발한 집필 활동을 펼쳤다. 48세의 늦은 나이로 첫 소설 『캠든의 눈(Camden’s Eyes)』을 발표한 오스틴 라이트는 죽기 10년 전인 72세 때 『토니와 수잔』이라는 역작을 탄생시킨다. 출간 당시에는 그가 쓴 다른 소설들만큼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는 이 작품은 이후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으며 증쇄를 거듭했다. 마치 현미경으로 생물체의 DNA를 찾는 것처럼 소설을 낱낱이 해부하고 분석하는 방식으로 평생 글을 써온 작가는 이 작품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이 소설을 읽고 여기서 빠진 걸 찾아봐, 수잔.”
오래전 이혼한 전남편이 보낸 짧은 편지와 긴 원고,
그것은 평온한 주부의 일상을 뒤흔드는 재앙의 서막이었다

스릴러로서는 드물게 액자식 구성으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토니와 수잔』 속 주인공 수잔의 이야기와 작중 수잔이 읽는 소설 ‘녹터널 애니멀스’의 주인공 토니의 이야기로 꾸며진다. 독자는 수잔의 이야기를 읽는 동시에, 토니의 이야기를 읽는 수잔의 독백이나 의식의 흐름을 쫓아가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이 책의 액자식 구성은 지금까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퍼즐과도 같다. 작가는 말한다. “이 퍼즐에서 빠진 조각을 찾아봐.”

[수잔의 이야기]
작가가 되겠다며 로스쿨을 그만두고 글쓰기를 시작한 에드워드. 하지만 그는 단 한 번도 번듯한 작품을 완성해내지 못하고 아내 수잔에게는 변명만 늘어놓는다. 이런 무능력한 남편에게 지쳐 위층에 살던 심장 전문의 아놀드와 간통을 저지르고 결국 이혼 후 아놀드와 재혼하게 된 수잔. 중산층의 여유로운 삶을 누리며 아이 셋을 낳고 한가한 일상을 영위하던 그녀에게 헤어진 지 20년 만에 에드워드의 편지가 날아든다. 자신이 쓴 소설을 보낼 테니 그걸 읽고 거기에 빠진 게 뭔지 알려달라는 부탁과 함께. 수잔은 부담스러운 마음을 안고 그가 보낸 소설 ‘녹터널 애니멀스’를 읽기 시작한다. 처참한 비극과 핏빛 복수로 가득한 에드워드의 소설은 그녀에게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을 드리우며 잔잔한 일상에 파문을 일으킨다.

[토니의 이야기]
대학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토니는 여름휴가를 즐기기 위해 아내와 딸과 함께 별장으로 향한다. 한밤중에 고속도로를 달리던 그의 가족은 상식을 벗어난 무법자들에게 불시에 공격을 당하고, 평생 폭력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토니는 제대로 저항 한번 해보지 못한 채 아내와 딸이 납치되는 걸 지켜본다. 그는 비극적인 사건을 겪고도 이성적인 대학 교수로서의 품위를 유지하며 자신의 삶을 지속해나가지만 지금껏 정의라고 믿어 왔던 어떤 원칙이 파괴되었음을 인지하게 되며 서서히 변해간다.

오스틴 라이트는 이 두 이야기를 통해 중산층 주부의 불안, 수잔의 작가 콤플렉스, 에드워드가 품은 자신의 재능에 대한 회의, 작가라는 전지적 입장에서 등장인물들의 운명을 휘두르는 폭력성, 소설 속 주인공인 토니의 지극히 현실적인 지질함과 비겁함, 악당 레이를 통한 문명과 야만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한 작품 내에서 결혼, 사랑, 분노, 배신, 살인, 복수, 독자와 작가의 관계 같은 다양한 주제를 이토록 정교하게 엮기란 거장이 아니고선 불가능할 것이다. 독서를 끝낸 독자에게 작가는 묻는다. “이 소설에서 뭘 찾아냈지?”

『나를 찾아줘』, 『걸 온 더 트레인』을 잇는 정교한 심리 스릴러
2014년 동명의 영화 개봉과 함께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길리언 플린의 『나를 찾아줘』와 2015년 여름을 강타한 폴라 호킨스의 『걸 온 더 트레인』은 모두 여성 화자에 의해 완벽해 보이는 결혼 생활의 이면에 숨겨진 추악한 진실을 중점적으로 다룬 심리 스릴러다. 오스틴 라이트의 『토니와 수잔』 역시 현재의 안락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남편의 부정과 자신의 욕망을 애써 외면하며 살아가는 주부 ‘수잔’을 화자로 삼아, 주인공의 사소한 감정 하나까지 정교하게 파고드는 심리 스릴러의 정수를 보여준다.
첫 출간 이후 20여 년이 지난 지금에야 국내에 소개되는 작품이지만 이 단 한 권의 소설을 통해 누구든 오스틴 라이트의 팬을 자처하고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이언 매큐언, 사라 워터스, 루스 렌들, 솔 벨로 등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이 책에 쏟아낸 찬사들이야말로 오스틴 라이트가 진정한 대가임을 증명한다.

책속으로 추가

335p
토니의 세계는 수잔의 세계와 닮았다. 그 한가운데에 있는 폭력만 빼면. 그런데 그 폭력 때문에 둘의 이야기는 전적으로 다르다. 이런 불운을 목격하도록 유도돼서 내가 얻는 게 뭘까? 수잔은 궁금했다. 이 소설은 토니의 인생과 내 인생 사이의 차이를 확대시키는 걸까, 아니면 우리 둘을 합치는 걸까? 이건 날 위협하는 걸까, 아니면 달래주는 걸까?
그런 질문들이 그녀의 머리를 스쳐갔지만 잠시 독서를 중단했는데도 아무 답도 떠오르지 않았다

365p
“사적인 질문 하나 합시다. 우리끼리니까 괜찮죠? 레이 마커스를 내가 어떻게 하길 원해요?”
그 질문에 토니는 경악했다. 이 무슨 기묘한 표현인가? “당신이 뭘 할 수 있는데요?”
바비 안데스는 그 질문을 잠시 생각해보는 것 같았다.
“뭐든 당신이 원하는 대로.” 그가 말했다.
“난 당신이.”
“난 잃을 게 없어요.”
토니는 그 말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바비 안데스가 말했다. “내가 질문을 다시 해볼까요? 이렇게 표현해보죠. 레이 마커스가 법의 심판을 받게 하기 위해 당신은 어느 선까지 갈 용의가 있죠?” 그는 또 새 담배에 불을 붙였다.
토니는 생각했다. 대체 이게 무슨 뜻이야? 그사이에 바비 안데스의 말이 들렸다. “법의 엄중한 절차를 벗어날 용의가 있소?”

482p
그녀는 꿈을 꾸는 것 같은 기분으로 자신이 쓴 비평을 봉투에 넣고 봉했다. 그때, 그가 그녀를 보러 오겠다고 전화하지 않았고, 그녀가 물어볼 수 없었던 모든 질문들, 예를 들면 왜 그녀에게 그 원고를 보냈고, 왜 그런 책을 쓰게 됐고, 그들이 이혼한 진짜 이유는 뭐였는지, 와 같은 질문들이 떠오른 그녀는 퍼뜩 꿈에서 깨어나 그 편지를 찢어버렸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녹터널 애니멀즈'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토니와 수잔'은 좀 지루했다.
이 소설은 에드워드가 수잔에게 보낸 '녹터널 애니멀즈'가 결국 그녀의 삶을 뒤흔들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나는 수잔의 두려움과 고민보다 '녹터널 애니멀즈' 속 토니의 나약함과 그가 겪는 모든 사건에 훨씬 더 마음을 빼앗겼다.
워낙 평이 훌륭한 액자식 구조의 소설이라 구조적인 기대 또한 컸으나 극중극이 너무 뛰어나서 오히려 이런 구조가 소설을 느슨하게 만들었다.
토니의 사건이 독자를 공포와 스릴로 벼랑 끝으로 몰아가면 수잔의 이야기는 그 폭발적인 몰입감을 예외없이 깨부순다.
수잔이 현실로 돌아오듯 책을 읽고 있는 나 또한 몰입에서 빠져나와 환기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소설이 재미있음에도 불구하고 '첫 번째 막간'부터 책에 도통 손이 가질 않았다.

수잔이 에드워드의 원고를 읽어나가는 동안 그녀는 이 소설에 알 수 없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낀다.
소설이 결말에 다가갈수록 토니에게 감정 이입이 되고 에드워드에 대한 감정을 느끼며 그녀의 인생관이 흔들린다.
수잔은 소설이 끝날 때까지 이 두려움에 저항하며 명확한 어떤 생각을 떠올리는 것을 거부한다.
결국 소설을 완독한 후 아놀드와 에드워드에 대한 생각의 변화와 기존의 생각으로 지켜진 인생과 가정이 모두 뒤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아마도 이 소설이 호평을 받는 하나의 큰 이유가 이 과정과 결과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조금 김이 샜다.
수잔이 느끼는 두려움에서 토니가 느끼는 두려움과 닮은 불안함이 있었기에 토니가 겪는 일련의 사건과 같은 강도의 충격이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에드워드가 토니와 겹쳐 보이는 것은 작가의 함정이 아닐까? 제목처럼 끝에는 토니와 수잔이 겹쳐지는 구조가 되지 않을까?하는 등의 기대가 있었다.
수잔이 두려움을 느낄만한 과거의 잘못이 있는게 아닐까도 싶었지만 토니와 같은 충격적인 일은 수잔의 이야기에는 없었다.


'녹터널 애니멀즈'의 주인공 토니의 인물설정은 정말 굉장하다.
눈앞에서 아내와 딸을 납치 당하는 섬약함, 돌아오는 가해자들을 보고 숨는 비굴함, 그런 절박한 상황에서도 낯선 사람의 집앞에서 깨워도 괜찮을지 고민하는 한없이 나약한 모습들은 동정심을 자아내기도 하고 한심해 보이기도 하며 공감이 되기도 한다.
그가 겪은 끔찍한 사건과 나약한 성정에 연민이 생길 쯤 집으로 돌아가서 보여주는 모습은 또 놀랍다.
어느 샌가 가식적인 슬픔을 연기하고 자신보다 연약한 아이들에게는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기도하고 다른 여성에게 욕망을 느낀다.
더욱이 시간이 지나 범인의 얼굴을 제대로 식별할 수 없는 때가 되면 이 남자가 정말 제대로 범인을 골라내는게 맞는지 진짜 피해자가 맞긴 한건지까지 의심이 되기 시작한다.
심지어 마지막엔 아내와 딸을 살해한 레이를 죽이는일에 현실적인 걱정으로 망설이고, 그를 죽이는 것 또한 복수라기보다 레이에게 느끼는 문명인으로서의 우월감과 권력의 실현이라는 것이 그가 인간적이라는 단어의 끝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무척 좋았다.

82 그는 참혹한 곤경에 처한 사람은 잠자고 있는 낯선 사람을 깨워도 용서받을 수 있지 않을까, 자문했다. 만약 그 곤경이 정말 절박한 것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외딴 농가에 사는 사람들은 밤에 찾아오는 낯선 사람들에 대비해 집에 산탄총을 놔둔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런 낯선 사람들이 레이나 터크나 루일지 모르니까-.


토니의 이야기는 마음에 동요 없이는 한 챕터도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스릴러에 충실하다.
그가 끔찍한 일을 겪은 그 날 겨우겨우 경찰과 통화하게 된 그 순간 아직 놓칠 수 없는 긴장과 함께 느껴지는 안도감에서 오는 희열이 있었다.
특히 문명인이라는 단어가 주는 안도감이 너무 마음에 든다.
토니는 가식적이면서도 소설속에서 가장 상식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그의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강제적인 공감이 아니라 진심어린 공감이 형성된다.

91 저 의심에 찬 침묵들, 계속 그의 이름을 부르면서 가르치려 드는 태도.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느냐고 말참견 하는 건 무시하자. 마침내 토니 헤이스팅스는 그가 아는 세계, 조직과 시스템과 그를 보살피고 공포로부터 그를 보호해줄 문명인들이 있는 세계로 돌아와 안전하다고 느꼈다.


가족을 잃고 집으로 돌아온 토니는 가족의 부재에 슬픔을 느끼고 부재를 발견하는 순간들을 세세히 계획해서 슬픔이 지속될 수 있게 한다.
사건을 재현해보기도 하고, 아내 로라에게 말을 걸어 이야기를 나누고, 밤에는 어둠속에서 밖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서서히 자신을 회복해간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 로라와의 추억을 모아 기억의 매복을 수많은 이미지로 만들어가며 점점 나아진다.
토니가 슬픔속에서 아내의 존재를 잃을까 두려워하는 장면이 참 좋았다.

198 난 고독해질 거고, 내 머리는 백발이 되겠구나. 그는 자신의 결혼 생활의 역사에 대해 쓰기로 결심했다. 글을 쓰면 기억이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과거가 아직 현재의 일부라는 중요한 느낌, 존재감을 잃을까봐 두려웠다.


수잔은 에드워드와 부부였던 시절 그를 배신하고 아놀드와 바람을 피운다.
이를 아놀드의 부인 셀레나가 알게 되자 수잔은 자신이 직접 밝히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자신의 체면과 가정에서의 지위를 걱정해 말하는 방법을 고심한다.
이런 수잔의 모습은 토니와도 유사한 면이 있다.
가식적이고 비겁하며 체면을 차리는 모습이 참 간사하게 비춰진다.
이런 모습이 마치 수잔을 악역인것처럼 보여주지만 사실 둘의 관계에서 에드워드도 수잔과 다를바 없다.
결혼 후 에드워드가 학업을 포기하고 글을 쓰는 것에만 몰입하면서 수잔이 모든 부담을 떠맡게 된다.
더욱이 에드워드는 점점 괴팍해지고 글을 쓰기 위해 수잔을 두고 오두막집으로 들어가지만 결국 글을 쓰지 못하고 더 우울해져서 돌아온다.
둘의 이런 이기심이 결혼생활을 파탄으로 이끈 것이다.
바람을 핀다는 수잔의 고백에 상처받은 에드워드는 화도 내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한다. 그 역시 토니와 닮아있음을 보여준다.
에드워드의 이런 모습이 그녀를 더욱 악역으로 보이게 한다.
결국 수잔과 에드워드는 수잔이 에드워드와 그의 글을 존중하지 못한다는 공식적인 이유로 이혼을 한다.
그리고 이면에는 수잔의 불륜이라는 이유가 있었다.
이 것이 바로 그가 '녹터널 애니멀스'를 써서 그녀에게 보낸 이유이다.

310  에드워드는 신음하면서 몸을 쭉 펴고 방 안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가지 반응을 시도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해?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거야? 그가 말했다.
 그게 수잔이 기억하는 에드워드의 모습이었다. 그는 화내지 않았다. 계속 그녀에게 이혼을 원하지 않는지 물어보고 확인했다. 감히, 그를 사랑하느냐는 질문은 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에드워드가 묻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말했다.


'녹터널 애니멀스'는 결국 에드워드의 복수의 결정체이다.
수잔이 에드워드의 글과 실력을 무시했듯, 소설속에서 레이는 토니의 나약함과 용기없는 모습을 비웃는다.
총을 가지고도 레이를 제압하지 못하고 무시당하던 토니는 결국 총으로 레이를 죽인다.
에드워드는 자신의 글에 대한 평가가 가혹했던 수잔에게 이렇게 재미있고 훌륭한 소설을 보내며 조언을 부탁해놓고도 열심히 비평하고 소설에 뒤흔들린 그녀를 만나 주지도 않는다.
더욱이 소설속에 전혀 영향력이 없는 수잔이라는 이름의 인물을 등장시키는데, 소설속 인물들은 가수인 그녀를 매춘부로 생각한다.
이 역시 현재 에드워드에게 수잔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를 보여준다. 
이렇게 에드워드는 20년만에 복수를 완성한다.
그리고 이 소설로 모든 것이 뒤흔들린 수잔은 이 책을 아놀드에게 읽게 만들어 벌을 주고 싶다고 생각하며 소설은 끝난다.
수잔의 이야기와 토니의 이야기 모두 끝이 훌륭하고 완벽했다.


덧붙여서 소설을 읽다보면 가독성이 떨어지는 부분들이 있었다.
문장이 너무 길어서 이해가 되지 않아 다시 되뇌며 읽은 문장도 있었고, 몇번을 다시 읽어도 독해가 쉽지 않은 문단들이 있었다.
내 독해력에 의구심이 생기면서도 도대체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짜증이 나기도 했다.
번역의 문제인지 원문 자체가 문제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