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수 없는 사람들 보통날

책소개

강박과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하여

강박은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게 하여, 타인과의 관계는 신경 쓰지 않게 한다. 두 아이의 아버지기이도 한 저자는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강박으로 조사하고, 그 생각들이 어떻게 작동하며, 무엇 때문에 생기는지 알아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멈출 수 없는 사람들』은 20년간 강박 장애로 고통 받던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강박의 실체, 비합리적 공포에 대한 새로운 조명한다. 지금 현재는 강박 장애를 완치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찾아온 강박적 사고가 그대로 지나치게는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강박 장애의 다양한 사례와 종류, 치료법 등을 설명하면서 우리 뇌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에 도전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목차

1 포위당한 심리7
2 나쁜 생각들22
3 내 안에 존재하는 공포48
4 강박증의 등장71
5 강박 장애의 증상들92
6 때로는 잔인해져야112
7 신에 대한 강박127
8 진화와 강박 장애149
9 강박 장애는 유전될까?169
10 도망친 뇌191
11 고장난 뇌를 위한 작은 도우미들210
12 헬리콥터 시선224
13 뇌를 열어 생각을 꺼내다243
14 편견에 맞서다269
15 새로운 시작을 위한 변화285
16 마지막 생각들307

[예스24 제공]



난 사실 강박증에 걸린 사람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특정 행동을 반복하거나 자신만의 규칙에 얽매여 있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한다.
왜 이런 모습을 보며 만족감을 느끼는지 모르겠지만(책을 읽고 나니 알 것도 같다) 가끔 유튜브에 OCD를 검색해서 각종 영화나 드라마에 나온 강박증 캐릭터를 찾아본다.
드라마를 별로 안 보는 편인데도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인 '몽크'는 전 시즌을 3회 정주행했다.

이 책에선 내게 그저 관심의 대상이자 길티플레져인 강박증이 실제로 얼마나 심각한 질병인지를 설명한다.
보통 컨텐츠에서 강박 장애를 가진 사람은 기이하고 익살스러운 대상으로 표현되지만 사실 매우 고통스러우며 어떻게 사람들을 파괴하는지 말한다.
작가는 강박증을 극심한 질병, 진정한 정신의 독재자라고 표현한다.

우리가 보통 강박증 하면 떠올리는 강박 행동은 침투적 사고(강박 사고)를 쫓아내기 위해 생겨나고, 강박 행동은 다시 강박 사고를 부채질한다.
침투적 사고야말로 강박 행동의 주원인이며 누구나 이런 침투적 사고를 겪는다고 설명한다.
내 머릿속에서만 일어났던 누구에게도 차마 말하지 못할 일들이 나만 겪는 일이 아니라는 게 어찌나 위안이 되던지.


28 강박의 재료가 되는 원치 않는 침투적인 사고는 이와는 다르다. 이들은 비합리적이다. 정신적 불화를 일으킨다. 이들은 '자아 이질적ego-dystonic'이다. 이들은 우리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이나 남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방식과 충돌을 일으킨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의구심이 생긴다. 정직한 사람이라도 손쉽게 가져갈 수 있는 곳에 돈이 있다면 가져갈 수도 있다. 터무니없고 끔찍한 생각을 하는 괴물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지만, 대다수의 사람은 그런 생각을 한다.


예술가들이 강박증을 겪는 경우는 너무 많기 때문에 갖은 예에 예술가들이 등장하는 것은 그리 놀랄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쇼팽에게 생매장공포증이 있었다니!
이 책이 이토록 유익하다.

여러 강박 장애에 대한 사례 중 특히 충격적이고 인상적인 사례는 피부 뜯기 장애였다.
피부 뜯기 장애가 있는 사람의 3분의 1은 뜯어낸 부분을 씹어 삼키고 일부는 도구를 사용한다고 한다.
 

102 미국 동부 지역에서 한 남자가 피부 뜯기 장애가 있는 중년의 아내를 병원으로 급히 데려갔는데, 남자는 아내가 총에 맞았다고 생각했다. 그가 집에 돌아왔을 때 아내가 총에 맞은 것처럼 목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아내는 목에 난 뾰루지 생각에 사로잡혀 손톱으로 긁어댔다. 그날 그녀는 핀셋으로 뾰루지를 떼어내기 시작해 피부 속까지 파고들었다. 그녀는 멈추지 않고 피부 조직 아래까지 계속 파 들어가 근육에까지 이르렀다. 핀셋으로 살점을 하나씩 뜯어내며 경동맥이 드러날 때까지 계속했고, 거의 관통하기 직전이었다. 만일 그랬다면, 그녀는 틀림없이 과다출혈로 사망했을 것이다.


예전에는 내적인 갈등 때문에 강박이 생긴다는 프로이트의 의견을 따라 강박 장애에 프로이트 치료법을 사용했다. 
그러다 1960년대 행동심리학자가 나타나면서 강박 장애 치료에 행동 심리학을 이용하게 되었다.
러시아의 생리학자 이반 파블로프의 유명한 실험 결과인 조건반사 곧 조건 형성을 이용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원치 않는 행동을 불쾌한 경험과 연관 짓는다면, 원치 않는 행동을 하려는 욕구는 멈출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로부터 혐오 요법이라고 알려진 치료법의 시대가 열렸다.
혐오 요법은 알콜중독자에게 구토를 유발하는 약을 탄 술을 주고, 과식하는 사람에게 강제로 음식을 보는 동시에 상한 스컹크 기름 냄새를 맡게 하고, 강박과 관련한 상상이나 말을 반복해서 하도록 한 후 전기 충격을 가하는 것이다.
이런 잔인한 치료과정을 보고 있자니 <시계태엽 오렌지>가 생각이 났다.
아니나 다를까 뒷장에서 <시계태엽 오렌지>에 나온 가상의 혐오 요법을 언급하며 혐오 요법에 대한 전면적인 반발이 있었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들은 강박 장애를 진화론적으로 해석한다.
강박 장애는 보통 미래에 나타날 위협 때문이므로 피해를 줄이려는 특성은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진화과정에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진화에 대한 다른 가능성으로는 집단 선택이다. 집단 선택은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특성 때문에 도태되었을 개체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특성이 사회적으로는 이로움을 주어 진화에 무임승차하는 과정을 말한다.
또 캐나다의 정신과 의사들은 강박 장애가 행동 전문화의 오래전 형태라고 추측했다. 강박적으로 위생에 신경 쓰는 사람 덕분에 결과적으로 전체 부족의 생존에 영향을 주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박 장애의 '가족 수용'은 환자에게 악영향을 준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17세 이하 강박 장애 환자의 가족 중 17%가 의식에 동참하고 성인 환자의 가족은 절반 이상이 의식에 동참한다고 한다.
일부 가족은 사랑하는 사람이 그런 고통에 빠져 있는 보습을 보기가 괴로워서라고 했고, 어떤 사람은 편안해지려고 강박적 행동을 함께했다.
또, 일부 가족은 강박 장애가 있는 환자의 불안이나 공포를 협상 카드로 쓰기도 하고 모욕과 조롱을 하기도 한다. 
이런 반응을 심리학자들은 '절대적인 불복종'이라고 표현하는데 이 역시 환자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족들은 비적대적이면서 불복종적이며, 비판하지 않으면서 의식은 수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저자는 1980년 스탠리 래크먼과 레이 호지슨이 <강박적 사고와 행동>이라는 책에 쓴 오염 강박을 가진 19세의 아들 조지와 나이가 많은 아버지 해리의 극단적인 수용 형태를 소개한다.
강박 장애를 이해하면서도 조지의 뒷통수를 한 대 치고 싶어진다. 이 헌신적인 아버지를 어떻게 단지 옳다, 아니다로 판단할 수 있을까.


177 해리의 말에 따르면 매일 아침 자신이 입은 옷은 건드리지 않도록 주의하며 아들이 옷 입는 것을 도와준다. 그다음에는 화장실에 간다. 아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다. 조지가 소변만 볼 때는 훨씬 쉽다. 그럴 때는 무릎을 꿇고 램프를 켠 다음 아들의 바지와 신발에 오줌이 튀었는지, 그리고 바닥에 음모가 떨어졌는지 조사하면 된다. 조지가 바지를 여미면 해리는 소독약에 담가 둔 천으로 지퍼를 닦았다.


강박 장애를 치료하는 방법에는 무시무시하지만 놀랍게도 지금도 시행되고 있는 신경외과 수술이 있다.
직접 뇌를 열어 강박증을 치료한다는 생각은 19세기 뉴잉글랜드에 살던 25세 건축 관리자 피니어스 게이지의 뇌로부터 왔다.
그는 새로 내는 철로의 경로를 가로막는 암석을 폭파하는 일의 책임자였는데, 폭발 사고를 당해 뇌의 많은 부분을 잃었지만 활동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고 정신과 의사들이 뇌의 온전한 모든 영역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확실히 그가 겪은 사고를 보면 이후에도 의식이 있었으며 의사에게 벌어진 일을 설명했다는 것이 매우 놀랍다.
마치 파이트클럽 주인공 같다. 이런 일이 정말 가능하다니.

이 사건으로 스위스 정신과 의사 부르크하르트가 대뇌 피질의 일부를 도려내는 수술을 하게 되었고, 풀턴과 제이콥슨이 침팬지의 뇌에서 신경 경로를 잘라내자 포르투갈의 신경외과 의사 모니스는 인간의 전두엽 백질을 잘랐다.
미국 과학자 월터 프리먼은 신경외과 의사 제임스 와츠와 모니스의 수술법을 미국에 들여왔고, 그들의 무비판적인 보고서 덕분에 뇌엽 절제술은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또한 다른 나라에서도 모니스의 뇌엽 절제술을 시작했으며 <타임>지가 '대중화된 뇌엽 절제술의 시대'라고까지 표현했다.
이후 항히스타민제를 이용한 화학적 치료방법이 나와 뇌엽절제술은 사라지게 되었지만 그에 기반을 둔 내측피막절제술, 대상회절제술, 미상핵하회로절제술, 변연계백질절제술 이 네 가지 신경외과 수술(정위수술)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뇌엽 절제술은 성범죄자들과 동성애자를 대상으로도 진행되었다. 이는 곧 사람들에게 논쟁거리가 되었고 미연방대법원은 국가는 "헌법상 개인의 생각을 통제하려는 욕구를 입법화할 수 없다", "자유 사회에서 '사회구성원'의 신념은 국가에 의해 강요되기보다는 그의 정신과 의식에 의해 형성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근거로 성범죄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중단되었다. 아무리 그 내용이 야만적인 강간 행위라도 죄수 역시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으며, 실험은 그 권리에 위배되기 때문이었다.
이 역시 <시계태엽 오렌지>를 생각하게 한다. 당연히 범죄자의 인권도 존중되어야 하지만 중범죄자들의 인권이 존중될 때 느껴지는 씁쓸함은 어쩔 수가 없다.

위의 방법 외에도 우연한 사고로 강박 장애가 사라지기도 한다.
이란의 어떤 여성은 자동차 사고로 강박 증세에서 벗어났고, 캐나다의 조지라는 학생은 강박 장애가 절망적이어서 입에 총구를 넣고 자살을 하지만 자살에 실패하고 뇌엽 절제술에는 성공한다.

그러나 신경외과 수술이 모두 성공적인 것이 아니고 인지행동치료나 약물치료도 효과가 있더라도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전통적인 의미에서 강박 장애를 치료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힌다.
마치 알콜 중독 같아서 잘 관리하다가도 한 병만 마시면 재앙이 찾아오듯 강박 장애와 평생을 싸워야 한다.
강박 장애는 스스로 없어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꾸준히 관리하고 기분이 좋아지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과학자들이 꾸준히 강박 장애 환자의 진단 및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마르틴 루터는 강박적인 생각에 대해 이렇게 조언했다.
 

126 나를 찾아오는 생각에 맞서 이를 악물어라. 부디 고집 센 농부나 아낙보다도 훨씬 지독해져서, 남들에게 귀 기울이지 말고 의도한 대로 밀어붙여라. 모루보다도 단단해져야 한다. …필요하다면 난폭하고 무례해져야 한다. 악마여, 고작 그렇게밖에 못하겠으면, 내 발가락에 키스나 할지어다.


마지막으로, 날 위해 적어두는 이 책에 등장하는 강박증(공포증, 편집증)에 걸린 예술가 혹은 유명인사

수학자 쿠르트 괴델, 윈스턴 처칠, 레오 톨스토이, 앤디 워홀, 조지 워싱턴, 프레데리크 쇼팽, 알프레드 노벨,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 <죄와 벌>의 라스콜리니코프, <모비딕>의 에이헤브 선장, <프렌즈>의 모니카, 새뮤얼 존슨, 마르틴 루터, <맥베스>의 레이디맥베스, <몽크>의 몽크,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잭 니콜슨, <지독히도 추한 사랑>의 마이클 쉰, 웨일스의 배우이자 작가 이안 펄스톤 데이비스, 니콜라 테슬라,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